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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기록

신경 끄기의 기술 리뷰 02. "인생은 단 한 번의 카드 게임"

 

타고난 것과 주어진 것들을 바탕으로 섣불리 인생과 미래를 판단하는 과오를 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날처럼 '금수저', '흙수저' 같은 단어가 마치 하나의 표준어처럼 쓰이고 있는 시대에는 더욱 그런 생각에 갇히기 쉬운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신경 끄기의 기술 저자는 삶을 한 번의 카드 게임에 비교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 모두가 카드를 받는다. 어떤 이는 남들보다 좋은 카드를 받는다. 그러니 사람들은 자기가 받은 카드에만 신경이 팔려 망했다는 생각을 하기 십상이지만 사실 게임은 우리가 그 카드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위험을 얼마나 감수할 것인가, 어떤 결과를 받아들일 것인가에 달려 있다. 주어진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최선의 선택을 하는 사람이 결국엔 포커 게임의 승자가 된다. 삶도 마찬가지다. 최고의 카드를 받은 사람만이 승자가 된다는 법은 없다.

 

 

 

좋은 패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카드 게임에서 승리할 확률은 높습니다. 그 반대의 확률 또한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하지만 주어진 패가 곧 게임의 결과로 연결되진 않습니다. 아무리 좋은 패를 가지고도 카드 게임에서 패배하는 경우가 있고, 별 것 아닌 패를 가지고도 승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자는 삶도 이와 같다고 말합니다. 물론 엉망인 패를 가지고 게임을 시작해야하는 플레이어는 더 많은 고뇌와 노력, 그리고 리스크를 안고 게임을 풀어나가야만 합니다. 하지만 이미 주어진 패를 탓하고 억울해하며 머리를 싸매는 것은 게임을 나에게 유리하게 풀어나가는 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일단은 이미 주어진 패를 받아들이고, 분석하고, 게임을 나에게 더 유리한 방향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해나가야만 합니다. 모두에게 주어진 삶도 이와 같을 것입니다. 

 

저의 20대를 되돌아보자면 저는 분명 남들보다 더 유리한 패를 쥐고 성인이 되었습니다. 부족함 없이 저를 키워주신 부모님 밑에서 경제적 걱정 없이 먹고, 잠자고, 꿈꾸며 학업에 임할 수 있었고 그렇게 좋은 대학에도 진학하였습니다. 좌절 한 번 없이 원하던 대기업에 입사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의 제 삶은 좋은 패를 쥐고도 잘못된 선택만을 거듭해나가는 카드 게임의 플레이어와도 같았습니다. 유흥과 쾌락만을 쫓았고, 무엇 하나라도 진득하게 나의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것으로 만들어 본 일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20대라는 삶의 가장 귀중한 시간을 그렇게 이곳 저곳 의미없이 기웃거리기만 하며 엉망으로 흘려보내고 30대를 맞이하였습니다. 어느새 정신을 차려보았을땐 늘 언제나 좋은 패만 가지고 살아왔다고 생각한 저의 삶에 남아있는 패들이 대부분 쓸모없는 것들 뿐이었습니다. 이런 저에게 저자가 말하는 삶을 '잘' 살아내는 방식은 와닿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주어진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최선의 선택을 한다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삶에서 당장의 눈 앞에 있는 편의와 쾌락을 위한 신중하지 못 한 선택들이 반복된다면 내 손 안에 아무리 좋은 패가 있다고 해도 결국 모두 사라지고 말 것입니다. 반면에 모든 선택에 앞서 신중한 고민과 함께 멀지 않은 미래를 내다보고 잠깐의 고통을 감수한다면, 어느새 내 손 안에 있는 별 것 아니라고 느껴지던 패들이 생각하지도 못했던 최선의, 최고의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도 있습니다. 

 

주어진 것들을 탓하고 원망하며 살기에 삶의 시간은 너무나도 빠르게 흘러갑니다. 그나마라도 주어진 것들을 잘 조합하고, 그것들을 바탕으로 매 순간마다 최선의 선택을 해낸다면 삶은 천천히 방향을 틀어나갈 것입니다. 그런 하루들이 쌓여서 나의 미래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