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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기록

신경 끄기의 기술 리뷰 01. "무엇에 신경을 쓰며 살 것인가"

 

책의 저자 마크 맨슨이 이야기하는 신경 끄기의 기술이란 단순히 삶에 무심한 태도를 일컫는 것이 아닙니다. 그가 말하는 신경 끄기의 기술이란 '무엇에 신경을 쓰며 살 것인가'라는 질문에 집중하여, 자신의 가치와 신념을 설정하고 그것에만 의미 있는 관심과 애정을 쏟으라는 의미입니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에 몰두할 수 있는 신경을 남겨놓으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저자는 이러한 신경 끄기를 통한 몰입 안에 진정한 자유와 해방이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수많은 선택지, 수많은 연인 같은 것들이 우리에게 진정한 자유와 해방을 느끼게 해주는 것은 아니며 몰입할 때 되려 진정한 자유를 얻게 되는 과정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내게 정말로 중요한 것을 선택해 집중하고 정신 사납게 하는 온갖 대안을 거부함으로써 난 더 많은 기회와 더 좋은 것을 얻었다. 몰입할 때 자유를 얻게 되는 까닭은 더는 사소하고 하찮은 일에 흔들리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너무 많은 필요 외의 것들을 신경 쓰고 살아야 하는 사회에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한국 사회는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수많은 사회적 관습이 곳곳에 묻어있기 때문에 이런 압박에서 자유롭기가 더욱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땅에서 나고 자란 대부분의 우리들은 어린 시절부터 개인의 관심과 취미, 재능보다는 그저 획일적으로 주어진 삶의 방향을 따라가는 삶을 살곤 합니다. 누구 하나가 유별나게 튀는 것을 관대하게 용납하지 않는 사회라는 생각도 합니다. 사실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선 안에서라면 누가 누구를 용납하고, 용납받아야 할 필요도 없지 않나 생각하기도 합니다. 

 

저 또한 거의 모든 성장 과정에서 '나'에 대한 탐구와 관찰보다는, 남들이 만들어놓은 기준에 부합하는 삶을 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며 살아왔습니다. 사회 구조가 만들어 낸 삶의 방식 범위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문제아, 관종, 패배자, 낙오자 등의 프레임이 쉽사리 씌워지는 것이 당연시 되는 사회에서 자라왔기 때문입니다. 학생은 학업에 열중해야하고, 성인이 되면 대기업에 취업을 해야하고, 취업 후에는 결혼을 해서 자녀를 낳고 가정을 꾸려야만 하는 등 이 사회에는 다수의 선망을 받는 암묵적으로 정해진 삶의 방식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이런 사회 속에서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오롯이 스스로에게 집중하며 자아 성찰을 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에겐 공평하게 단 한 번 씩의 삶이 주어집니다. 그렇기에 나를 병들고 아프게 하는 모든 것들에게까지 나의 신경을 나누며 살기엔 이 삶이 때론 너무 아깝다고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더욱 더 나 스스로에게 집중해야 함을 시간이 흐를수록 깊이 느끼며 살아갑니다.

 

 

 

이미지 출처 한국일보 기사 / 오리지널 이미지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나의 삶에서 신경과 관심을 몰두해야 하는 것을 찾기 위해서는 다음의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일이 꼭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당신은 어떤 고통을 원하는가'
'무엇을 위해 기꺼이 투쟁할 수 있는가'

 

이 질문은 우리가 삶에서 기꺼이 인내할 수 있는 고통은 어떤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해 보아야 한다는 화두를 던집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인생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목표에 대해 고민하곤 합니다. 사랑, 성공, 부, 명예, 행복 등 자신들이 얻고자 하는 것들을 먼저 추상적으로 떠올리곤 합니다. 하지만 이것들은 결과와 결론에 해당하는 것들입니다. 이 말인 즉, 대부분의 사람들이 삶에서 원하는 대다수의 것들은 특정한 성취의 과정을 불가피하게 견뎌야만 얻어진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이러한 과정 자체와 과정에서 수반되는 고통과 역경을 그저 피하길 바라거나, 구원을 바라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하며 아래와 같이 말합니다.

 

나는 보상은 원했지만 투쟁은 원하지 않았다. 결과는 원했지만 과정은 원하지 않았다. 투쟁을 미워하고 오직 승리만을 사랑했다. 그런데 삶은 그런식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완벽한 몸매를 선망하면서도 그런 결과를 만들기 위한 피나는 노력은 하지 않는 것, 부자가 되고 싶다고 열망하면서도 주어진 환경에 안주하고 아무런 도전도 하지 않는 것 등 매일매일의 저의 모습을 향한 커다란 꾸짖음처럼 다가왔습니다.

원하고 바라는 것은 한 없이 많으면서도, 성취를 위한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는 제 모습에 반성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보상은 원하나 정당한 투쟁과 노력의 과정은 원하지 않는 습성은 대부분의 사람들 모두가 가지고 있는 나약하고 비겁한 모습 중의 하나일 것입니다. 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삶은 대체로 그런식으로 흘러가지 않습니다. 가만히 있는 자에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습니다.

 

 

 

삶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문제를 직면하는 일은 매우 곤혹스럽고 때로는 고통스럽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이런 문제는 우리가 태어나서 눈을 감는 그 순간까지 매 순간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저 불가피한 영역의 것이라고 말합니다. 문제는 끝없이 계속 된다고 이야기 합니다. 절망적인 메세지로 들릴 수도 있지만, 누구나 그토록 갈망하는 행복은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서 얻을 수 있는 하나의 과정 그 자체라는 뜻이 담겨있습니다. 문제가 끝없이 생긴다는 것은 우리는 끝없이 행복을 경험하고 또 추구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삶이란 본래 문제의 연속이야... 한 문제를 해결하면 곧 다른 문제가 잇따르지. 문제없는 삶을 꿈꾸지 마. 그런 건 없어. 그 대신 좋은 문제로 가득한 삶을 꿈꾸도록 해."

 

저자는 인생에서 매순간 발생하는 이 수많은 문제들을 행복의 전제 조건으로 이야기합니다. 이와 함께 우리는 그 문제가 발생한 상황에 대한 객관적 판단보다, 스스로가 그 문제를,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는지에 더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즉, 인생의 다양하게 주어지는 불가피한 고통을 우리가 어떤 사고방식과 평가기준으로 해석하고 해결해나가느냐에 따라 똑같은 문제도 각자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맥락에서 저자는 유명한 두 사람의 일화를 소개합니다. 메탈리카라는 세계적인 헤비메탈 밴드의 결성 당시 팀에서 하루 아침에 쫓겨나 그 뒤로 자신만의 밴드를 꾸려 전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데이브 머스테인, 그리고 비틀즈의 초기 결성 멤버였지만 데이브와 마찬가지로 팀에서 쫓겨나 평범한 가정을 이루고 남은 삶을 살아간 피트 베스트의 이야기입니다. 이 두 사람은 비슷한 사건을 겪었음에도 자신의 삶을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평가합니다. 전세계적인 성공을 거두고도 자신이 평생 메탈리카라는 큰 벽을 넘지 못했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끝내 우울과 피해의식에서 벗어나지 못 한 데이브가 있는 반면, 피트 베스트는 비틀즈 강제 탈퇴 이후 인생의 반려자를 만나 행복하고 평화로운 가정을 꾸리며 일구어낸 평범하고 소중한 일상에 깊은 만족을 느끼며 살아갔습니다. 이 평화롭고 단란한 가족과의 일상은 아이러니하게도 전세계적인 명성과 부를 얻은 비틀즈 멤버들이 평생에 갈구했지만 얻지 못 한 가치이기도 했습니다. 

 

이 책이 던지는 메세지는 인생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를 다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바라보라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책임은 결국 나 자신에게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마주해야만 하는 많은 문제들을 해석하는 각자의 가치관과 방식, 그리고 해결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다양한 힘듦과 고통을 마주하곤 합니다. 때로는 그것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것들이기도 합니다. 가까운 사람의 죽음이나 배신, 사업의 실패에서부터 오늘날 전세계가 고통받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까지 지구상 어느 누구도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똑같은 문제를 겪고도 건강하고 바른 방법으로 스스로의 삶을 책임지는 방법을 선택하여 살아갑니다. 누군가는 그저 상황과 주변, 사람을 탓하고 넘어진 자리 그대로 주저앉아 있기도 합니다. 물론 감당하기 힘든 고통을 마주했을때 우리는 누구나 쉬어가는 시간과 치유의 경험이 필요합니다. 그 시간 동안에도 우리가 항상 기억해야 하는 것은 '문제가 발생한 것은 내 책임이 아닐 수 있지만, 문제를 해결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오롯이 나의 책임'이라는 저자의 메세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