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에서 찍은 사진들
나에게 여행에서 가장 설레는 순간은 비행기에 탑승하는 그때이다.
기내에서 바라보는 하늘은 맑거나 흐리거나 언제나 아름답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눈 덮인 유라시아 대륙 모습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가끔은 비행기 표 값은 비행기에서 보는 하늘 풍경 값이 8할이 아닌가 생각한다. 하늘에서 하늘을 마주하고 땅을 내려다보는 경험이 나에게 얼마나 큰 기쁨과 환희를 주는지 생각해보면, 어쩌다 창가 자리에 못 앉을 때가 그렇게 속이 상하고 아까울 수가 없다.
차고 시리던 그 때 그 곳의 공기가 사진에서도 느껴진다. 다음이 있다면 핸드폰이 아니라 카메라를 들고 떠나고 싶다.
우연히 들어간 어느 한 서점에서 마주했던 강렬한 표지의 매거진들.
정갈하고 군더더기 없던 맛들. 그래도 역시 한식이 좋다.
잊을 수 없는 파리의 하늘들.
어딘가 마냥 우중충하고 모노톤의 느낌이 물씬한 도시같지만, 곳곳의 어딘가의 색들은 때로는 화려하고 상큼하기 짝이 없다.
한참을 다리에 걸터서서 연주를 들었다. 파리에 있음이 실감나던 또 다른 순간.
파리의 다양한 미술관에서 느꼈던 경이로움들에 대한 기억. 책에서만 보던 작품들을 눈 앞에서 마주했을 때의 전율은 잊을 수 없다.
파리의 사람들은 비가 와도 우산을 잘 쓰지 않는다.
길가의 작은 식료품 하나마저 이렇게 정갈하고 클래식한 DP와 브랜딩을 해내는 이 곳.
정말 맛있게 먹었던 문어 요리! @la pulperia, paris
그렇게 끼스러울 수가 없는 파리의 밤. 눈만 돌려도 공기에게 꼬심 당하는 것 같던 기분.
흐린 하늘도,
맑은 하늘도 무엇도 다 아름답던 파리.
높은 건물이 없는 유서 깊은 도시들이 대체로 다 그렇듯 탁 트인 하늘과 건물의 조화가 너무나 부럽다. 이런 것들을 오랜 시간 지켜낼 수 있던 약탈로 뒤덮이지 않은 그들의 역사가 부럽다.
밤만 되면 넋을 놓고 앉아 몇 시간이고 바라봤던 ‘그’ 에펠탑. 길에서, 공원에서 마셨던 많은 술들의 제일인 안주가 되어주었던 ‘그’ 에펠탑.
남겨둘 곳 없던 여행 사진들을 남길 공간이 생겨 설렌다. 이럴 줄 알았으면 하나도 지우지말고 남겨둘 걸 그랬다.